교사는 학생을 가르치는 직업이다보니 교사의 배움이 곧 학생들의 배움으로 연결되고 그래서 교사는 늘 배우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아이들에게도 배움을 효과적이면서도 넓고 깊게 전할 수 있다.
국가의 위임을 받아 공립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은 그래서 매년 단위로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교육과 연수들이 많다.
교사가 아닌 지인들은 보통 방학을 맞은 교사가 매일 놀고 있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방학기간동안 다양한 연수를 집중적으로 이수하는 기간이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연수를 듣느냐?
말하자면 초등 교육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들이다. 다양한 교수법부터 정서적인 지도방법, 학생생활지도 방법, 상담, 학교폭력의 예방과 법률, 학교 업무, 다문화, 인권, 수업을 돕는 에듀테크 플랫폼 등이다.
이 중에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것들이 있고 교사가 자율적으로 선택하여 교육을 받는 연수들이 있다. 예전에는 모든 교육이 오프라인으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수업이 끝난 뒤 교육을 받으러 다니거나 방학 중 이곳저곳 연수를 하는 기관을 찾아다니느라 바빴다.
그런데 지금은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연수로 상당 부분이 옮겨져 편하게 교실이나 집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원격연수를 수강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그렇다고해도 온라인 연수로 모든 교육을 대체할 수는 없다. 실습이 필요한 내용들이 바로 그런 부분인데 반드시 해당기관에서 직접 수강을 해야 한다. 오늘은 이 직접 오프라인으로 참석하는 연수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연수를 크게 2가지로 구분한다.
첫번째 카테고리는 내가 무언가를 얻어가는 연수교육이다.
두번째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꺼내야 하는 연수교육이다.
위의 두 가지는 완전히 정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전자의 경우는 연수를 통해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우고 이를 습득 하는 연수교육인데 나는 이런 종류의 연수를 선호한다. 내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만큼 얻어가는 것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내가 기본적으로 연수를 바라보는 관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와는 정반대로 내 경험과 머리 속의 것을 꺼내서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하는 연수들이 있다. 이건 마치 대학시설의 리포트 작성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데 실제로 이렇게 교육을 받으러 온 교사들에게 뭔가를 만들어내라는 방향의 연수가 있다.
대학 때 교수의 강의를 듣는 것은 즐거웠지만 레포트를 작성해서 내는 것은 싫었다. 대학생활을 겪은 많은 사람들이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만들어내는 결과물과 그 과정이 가치가 있느냐에 따라 그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의미를 찾을 수 있고 결과물로서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그동안 연수를 받아오면서 느낀 점은 이런 종류의 연수의 과정과 결과물이 가치있는 영역에 해당되는 경우가 극소수라는 점이었다.
대부분의 경우 그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부터 결과까지 어떤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의미가 있는지 알기 어려웠고 그 가치는 미미했다. 그래서 극단적인 경우 그냥 시간낭비만 한 것 같은 억울한 생각으로 짜증이 날 때도 있다.
지난 여름방학, 무려 40시간의 연수교육을 신청했다. 주제는 AI와 디지털을 교육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라는 것이었다. 약 10시간 정도의 원격연수와 함께 30시간을 직접 기관이 지정하는 연수장소를 찾아 교육을 받아야 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연수는 후자에 해당하는 연수였다. 내게 주는 인풋은 미미했고 내 머리속의 것들을 끄집어 내어 결과물을 계속해서 만들어내야 하는 연수였다. 그리고 만들어내는 과정과 결과물도 내가 보기엔 교육현장에서 써먹을 수 있거나 그런 것이 아닌 일회성에 불과한 것이었다.
연수가 진행되고 그 사실을 인지한 순간 솔직히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일단 신청을 했으니 이수는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사는 어떤 프로젝트를 연수교사들을 대상으로 안내한다. 우리는 서먹서먹한 처음 보는 교사들과 함께 팀이 되어 그것을 오랜 시간동안 그 프로젝트를 완성해야 했다. 주로 수업과정의 구상과 설계에 관련된 것들이었다.
수업 구상은 내가 알아서 할테니 좀 더 생산적인 것들 이를테면, 초등교육에 특화된 디지털 교육도구들이라 방법, 적용 사례 같은 것들을 소개해주면 안되겠니?
제발 그래주면 좋겠다.
어쩌겠는가? 내가 강사도 아니고 하자는대로 하는 수 밖에…
꾸역꾸역 연수를 며칠에 걸쳐 수강했다. 연수를 통해 얻은 것은 미미했다.
그런데 청천벽력같은 불행한 일이 하나 더 벌어졌다. 그것은 바로 연수이수 인정시간을 충족하지 못했던 것!
오 마이 가뜨!
분명 이수시간 이상을 수강한 것 같은데?
뭔가 착오가 있었나 했는데 역시나 1시간을 덜 수강한 상태였던 것.
아오…
어쩌겠나.
그저 체념할 뿐.
이런 연수를 사전에 거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상당히 구미 당기는 주제의 연수라고 광고해놓고는 막상 과제를 뿌려대는 이런 연수는 정말 최악이다.
배운 것이라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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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인?
다음부터는 더욱 더 매의 눈으로 연수 교육과정을 살피는 수 밖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