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학교폭력업무처리 부담이 여전한 이유

학교폭력사안에 대하여 교육청 소속의 전담조사관의 주도에 의해 처리되기 시작한 지도 벌써 2년차에 접어들었다.

본래의 취지는 학교와 교사에게 학교폭력업무가 가중되는 것을 덜어내기위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전담조사관 배치 후 2년차에 되어가는 현재 학교에서 교사의 학교폭력업무처리에 대한 부담이 정말 많이 덜어졌을까?

학교폭력업무의 부담에서 정말로 벗어날 수 있을까

학교폭력 전담 조사관이 학교폭력사안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기존의 업무를 덜어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체계의 도입으로 교사의 부담이 덜어지지 않는 근본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

사실 학교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학교폭력사안이 정식 학교폭력사안으로 접수되지 않고 진행되고 있는 경우가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학교폭력사안이 정식으로 접수되었을 때 한하여 학교폭력전담조사관이 배정되고 이를 담당교사와 협조하여 과정을 진행하고 조사를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정식접수가 되지 않으므로 조사관의 도움을 받을 수 없고 따라서 거의 모든 선생님의 부담이 여전하게 되는 것이다. 왜 그럴까?

이는 학부모의 불안감과 선입견이 원인이 된 부분이 없지 않다.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심각하다고는 볼 수 없는 다소 가벼운 폭력사안이 발생한 경우 이를 학교폭력사안이 아닌 담임교사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희망하는 경우가 많다.

초등학교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이 사소한 학교폭력사안

그리고 초등학교의 거의 대부분의 학교폭력사안들이 이런 심각하다고 볼 수 없는 사소한 사안들이다. 이렇다보니 곧 담임교사가 학교폭력업무담당교사나 전담조사관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면서 중간에서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 여전히 처하게 되고,

결국은 담임교사 주도하에 사안을 조사하고 양쪽 학부모의 입장을 정리하여 원만한 해결을 할 때까지 학교가 그 모든 부담을 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초등학교 담임교사의 입장에서는 사실상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이 있으나마나 한 상황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학부모들 중 일부는 학폭사안이 발생했을 때 학교폭력사안으로 접수하지 않으면서 학교폭력 관련 상대에게 상당한 수준의 조치를 담임교사에게 바라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면 상대방 부모의 재발 방지 약속과 학생의 정식 사과에서부터 자리배치를 바꿔달라, 반을 교체하게 해달라는 식이다. 이 모든 조치는 원래는 정식 절차를 밟아 학교폭력자치위원회의 결정을 받아야만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이다. 교사는 이러한 조치를 임의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이 전혀 없다.

그런데 그러한 사정을 잘 모르는 일부 학부모들이 학교폭력으로 접수는 하지 않으면서 이를 요구하고 나선다.

이런 경우가 바로 그 모든 압박과 압력은 고스란히 담임교사가 떠맡게 되는 경우다. 담임교사차원에서 할 수 있는 조치란 사실상 없기 때문에 결국은 이를 학교폭력사안으로 정식 접수를 시켜야 하는데 이 단계로 가기까지 담임교사가 느끼게 되는 스트레스는 상당할 수 밖에 없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학부모를 비롯한 교사와 학교의 학교폭력사안에 대한 고정관념과 인식이 전환이 부족한 부분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학부모들은 피해가 크지 않은 한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라면서도 학교폭력사안으로 접수하는 것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자녀가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하더라도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상황에 대한 명확한 확인을 할 수 없는 입장으므로 함부로 상대를 학교폭력사안으로 접수하기에는 리스크를 느끼게 되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학부모들은 담임교사에게 먼저 요구를 한다.

원칙적으로 학교폭력사안은 그 내용과 상관없이 학교폭력사안으로 접수되어 업무담당교사에 의해 진행되어야 한다. 사실 교사는 이 단계에서 학교폭력사안을 담당교사에게 넘겨야 하지만 학생 생활지도와 학교폭력 사이의 어딘가에 있는 이 어정쩡한 상황을 접한 교사는 학부모가 요구를 하게 되면 교사 본인이 직접 사안 해결을 진행하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교사가 진정으로 학교폭력업무 부담에서 벗어나려면 이 부분에 대한 학부모와 학교 나아가 교육계 전체의 학교폭력사안의 진행과정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사실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이를 정식 사안으로 접수해도 얼마든지 사안은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모든 사실관계가 기록되고 소통되므로 학부모의 입장에서도 나쁠 것이 전혀 없다. 불안할 일이 전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사안에 대한 학부모의 부정적 인식과 교사의 책임감이 어우러져 결국 담임교사가 이 업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학교에서는 학교폭력사안의 초기 대응 절차를 구체화하고 이를 모든 교사들에게 공유하여 통일된 체계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 사안 발생 인지 즉시 모든 사안을 담당교사와 전담기구에서 시작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학교가 먼저 이렇게 통일된 체계를 갖춤으로서 점차 학부모의 인식 전환도 유도할 수 있다.

학교 단위에서 사안의 경중에 관계없이 학교폭력을 정식 사안으로 접수하여 진행하게 되는 체계를 갖추게 되면 학교전담조사관의 역할과 필요성 또한 커질 수 밖에 없고 이런 흐름에서야말로 진정으로 교사의 학교폭력사안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이 완성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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