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수학여행 중 안타까운 사고

또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제주도 수학여행 중 8층 창문으로 통해 7층으로 가려던 학생이 추락하여 사망했다는 소식이다. 잊을만하면 한 번씩 체험학습 중 학생 사상사고 소식이 들려오는 것 같다.

https://www.mt.co.kr/society/2025/11/06/2025110608052186687

고인의 명복을 빈다.

아직 꽃도 피워보지 못한 자식을 황망하게 떠나보낸 부모와 가족들의 마음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을까? 그 무엇으로도 위로받지 못할 것이다.

부모로서는 정말로 이런 끔찍한 안전사고를 막을 수는 없었는지, 진정 미리 예방할 수는 없었는지 묻고 싶을 것 같다.

창문을 통해 나간 것이 혹여 고인 본인의 의지였다고 하더라도 그 의지조차도 무너뜨릴 예방조치를 했어야 하는 건 아니었는지 말이다.

교사로서 이런 사고를 접하는 심경은 매우 복잡하다.

내가 만약 수학여행을 인솔하고 기획하는 실무자의 입장이었다면 죽도록 준비하고 예방했다면 저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까?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었을까?층이 낮은 숙소였다면? 창문이 모두 개방되지 않는 숙소였다면 강제로라도 이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까? 별의 별 상상을 다하게 된다.

숙박형 체험학습은 필연적으로 학생들이 교사의 시야에서 사라지는 시간들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그것도 시간이 꽤 길다. 숙박하는 숙소에서 취침을 하는 경우가 대표적으로 그렇다.

아무리 준비를 철저히 한다고 해도 그 가능성을 절대 ‘0’으로는 만들 수가 없다는 것만이 확실할 뿐 학생들의 안전사고는 언제 어느순간 일어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우리 주변에는 사고의 발단이 될 수 있는 대상과 계기가 너무나 많다.

책임소재를 떠나 자신의 학생이 이런 식으로 세상을 떠나버리면 교사로서도 정신적 충격이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없을만큼 클 것이다.

전혀 상관도 없는 나 같은 교사가 상상한 해도 머리에 두통이 생길 지경인데 실제 담임선생님, 실무 담당 선생님들은 심정이 또 오죽할까.

교육활동에서는 무엇이든 안전을 가장 최우선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체험학습을 시간이 갈수록 모든 학교가 기피하는 이유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학생들의 추억과 재미와 흥미의 최고봉이었던 체험학습과 수학여행, 수련활동이 지금의 아이들에게서 사라지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런 활동은 자칫 위와 같은 사고로 연결될 소지가 너무나 많다.

누군가는 쉽게 말할 지 모른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꼴 아니야!”

그 말이 맞다. 나 같은 교사에게 미안하지만 ‘장’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다. 아니, 필요 없다. 나는 장 따위는 생각도 나지 않을 만큼 구더기가 극도로 두렵기 때문이다.

10여년 전 반 학생이 학교의 복도를 뛰어다니다 다른 친구와 충돌해 이빨이 부러진 적이 있었다. 당시 내 책임이라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부모조차도…

매일 입이 닳도록 뛰지 말라는 말과 함께 지도를 했지만 아이들은 ‘아이들’이라 그들의 의지를 그 정도로 멈추지 않는다.

내 탓이 아닌 줄은 알았지만 그럼에도 당시에는 내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혹시 그 학생이 평생 회복하지 못할 상처를 가지고 가지게 되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에 며칠 잠을 못 잘 지경이었고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교직 기억 중 하나가 되었다.

이런 나의 작은 트라우마와는 별개로 요즘 학부모들도 아이들도 체험학습 계획이 없다고 하면 그에 대한 불만을 쉽게 쏟아놓는다.

“아이들이 너무 아쉬워 할 것 같아요. 다른 계획은 전혀 없으신 건가요?”

“작년에는 놀이공산 갔는데 올해는 왜 저희만 안가요?”

그러나 나는 그럴 때마다 꿋꿋이 대답한다.

“네, 없어요. 안가요.”

‘장’은 얻을 수 없을 지 몰라도 ‘끔찍한 구더기’가 혹시라도 생길 일은 없으므로 어떤 면에서 나는 그것만으로 감사하다. 그래서 이런 불만은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다.

기사의 마지막에 언급되어 있는 마지막 줄을 재차 곱씹어 읽어보게 된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숙소나 학교 측의 안전관리 소홀 등 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인의 담임선생님도 얼마나 충격이 컸을까? 그럼에도 아랑곳없이 당국과 경찰에 의해 선생님은 과연 책임질 소재가 정말 없는지 판단 받게 될 것이다.

나였다면 이 자체만으로도 아마 정신적으로 견뎌내지 못했을 것이다.

부디 잘 극복하시길 멀리서나마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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