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친구 동료 갈등으로 힘들다면? 한 임상심리학자의 깨달음

부모나 친구나 동료들과의 갈등으로 힘들 때 도움이 될만한 한 실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사례에서 우리는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올바른 방향과 방법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갈등 해결의 올바른 방향

갈등이란 칡과 등나무를 말하는 것으로 칡과 등나무는 서로 감아올라가는 방향이 반대인 식물이다. 그런데 이 두 식물이 만나 서로 얽히면 감긴 방향이 반대이므로 그만큼 풀기가 어렵다는 뜻에서 유래되었다.

갈등 상황에서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갈등으로 인해 해결해야 하는 것은 갈등의 상대나 상황이 아니라 바로 자기자신이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게 이 말이 곧 갈등의 모든 원인이 본인의 탓이라는 말은 아니다.

보통 우리들은 갈등을 마주할 때 그 관계 자체나 문제의 원인, 상대에 대해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우리의 문제는 사실 조금 다른 면에 있다. 우리가 갈등으로 힘든 것은 갈등 그 자체라기보다는 갈등으로 인해 힘들어진 나의 마음상태이다. 즉, 갈등이 생기는 관계 자체는 변하지 않더라도 내 마음이 힘들지 않으면 사실은 해결된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당신은 이렇게 질문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왜? 문제와 원인은 상대에게 있는데 ?

상대가 아닌 내가 변해야 한다는 면에서 다소 억울한 마음이 들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갈등의 원인이 완전히 어느 한 쪽에만 있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그리고 우리는 언제나 나의 잘못보다는 상대의 잘못에 더 민감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가 잘못한만큼은 아니더라도 내게도 분명 갈등의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게다가 앞으로 우리가 사회에 속해있는 한 갈등이란 것은 죽을 때까지 마주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 때마다 상대의 잘못을 바꾸려든다거나 상황을 바꾸려는 것보다는 자신의 관점과 태도를 조금 바꿈으로서 그로 인한 내 정서적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면 사실 그 편이 우리에게는 훨씬 더 유용하다.

본인의 관점을 바뀌는 것의 큰 장점은 내가 하면되는 아주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라는 방법이라는 점이다. 이런 태도를 한 번 습득하면 갈등의 상대가 누가 되었든간에 전혀 사회적 갈등 상황이 두렵지 않게 된다.

이렇게 갈등을 우리가 대할 때 갈등 자체보다는 내 감정과 마음에 집중하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실제 상담사례

관점을 전환 후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다음에 소개할 한 임상심리학자의 경험을 통해 우리는 갈등을 어떻게 어떻게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럼 그 임상심리학자의 경험과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소개할 이야기의 주인공은 두 사람이다. 임상심리학 박사이자 토론토대학교의 심리학과 교수이기도 한 조던 피터슨, 그리고 그에게 15년이 넘도록 상담을 받은 사회성이 매우 떨어지는 한 독신 남성이다.

내담자는 어떤 사람인가?

조던 피터슨은 15년 넘게 상담한 이 남성에 대해 실명 등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의 여러가지 성장배경과 특성에 대해서는 꽤 자세하게 언급했다.

먼저 이 내담자는 독신이며 사회적으로 매우 고립되어 있었다. 두 딸과 아버지, 누이가 있었지만 가족들은 남과 다를 바 없었고, 친척 간 왕래조차 없었다.

그나마 유일한 관계였던 아내는 여러 해 전에 사별했고, 새롭게 맞은 아내 역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그가 유일하게 노력을 쏟았던 관계는 비극적으로 끝나버린 상황이었다.

그는 일상적인 사회적인 소통에 매우 서툴렀다. 그의 부모는 어릴 때부터 그를 철저히 방임했을 뿐 아니라 학대를 일삼았다. 집에 없을 때가 많았던 아버지는 게을렀으면서도 그에게만은 가학적이었다. 그를 아버지로 보호해야 할 그의 어머니는 알콜 중독자였다.

학교에서도 그는 끊임없이 따돌림을 당했다. 그러나 아무도 그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주변에서의 따돌림은 그가 성인이 되고 나서도 계속되었다.

이런 그의 성장배경과 상황은 그를 퉁명스럽고 흥분을 잘하도록 만들었다. 한 예로 대화 중에 누군가 끼어들면 그는 즉시 발끈하곤 했다. 누적된 주변의 부정적 영향으로 그에겐 피해 의식이 충만한 상태였다.

또한 처음 상담을 시작하던 당시 그는 공공장소나 커피숍 등 사람이 있는 장소라면 대화는 커녕 완전히 얼어붙어 한 마디도 하지 못하는 성향이었다.

이와같은 특성 탓에 조던 피터슨 또한 이 내담자를 상담할 때 처음에는 상담을 진행하기조차 힘겨웠다고 한다. 말하자면 들을 준비가 안된 이 내담자는 조언에 귀기울기보다 전문가의 말에 냉소적으로 반응하거나 말을 무시하기 일쑤였던 것이다.

임상심리학자의 깨달음

그러던 중 조던은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 내담자와의 상담시간은 1~2주일에 1시간이었고 그 내담자는 주로 자신이 당한 정의롭지 못한(?) 일들과 그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던 경험에 대해서 주로 이야기했는데 50분동안 조던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열심히 귀를 기울이면 나머지 10분 동안은 어느 정도 순조로운 대화가 가능했다는 점이었다.

그러자 조던은 이 ‘침묵하여 듣기’라는 방법으로 이 남성을 상담하기 시작했고 이것은 10년 넘게 계속됐다. 그가 한 일이란 단지 자신의 입을 꾹 다물고 집중하여 열심히 들어주는 것이었다.

그러자 시간이 갈수록 그가 겪은 부정적인 일들에 대해 말하는 시간이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더 놀라웠던 것은 그가 점차 닫혀있던 그의 관계를 새롭게 개척하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그는 친구를 사귀기 시작했고, 음악 페스티벌에 가고, 기타를 연주하며 점차 사교적으로 변해갔다. 불평과 불만을 털어놓았던 그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을 스스로 찾기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어느 순간에 이르자 상담 중 자신이 겪은 긍정적인 경험에 대해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이 긴 시간동안의 상담과정을 돌아보며 조던은 말한다.

“임상심리학자로서 20년 넘게 마음을 치료하면서 깨달은 진리를 그보다 더 잘 보여준 개인적, 의학적 본보기는 없었다. 그 진리란, 사람은 타인과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마음의 평화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정리하며

위의 사례에서 우리는 갈등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 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는 갈등상황에 대해 단지 누군가에서 속 터놓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갈등으로 인한 정신적 힘겨움을 극복하고자 한다면 우선 그것을 누군가에게 말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우리의 마음은 갈등의 불안과 두려움 등 부정적인 감정들을 조금이라도 떼어낼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갈등상황에 있는 사람에게 필요한 도움은 단순한 듣기이다. 사람의 마음을 치료하는 전문가인 임상심리학자의 말에도 코웃음치는 내담자의 태도에서 우리는 마음이 닫힌 사람에게는 어떠한 훌륭한 조언도 결코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주변의 누군가 갈등으로 힘들어 한다면 조언을 해주기보다 그의 말을 들어줘야 한다.

지금 부모와 또는 친구와 갈등상황에 있고 그것이 너무나 견딜 수 없이 힘들다면 먼저 우리는 마음의 힘겨움에 집중한다. 그리고 그 힘겨움을 누군가와 공유함으로써 마음을 조금씩 치유하고 갈등상황에 대한 내성을 조금씩 키워 가는 것이다.

내가 힘들다면 들어줄 사람을 찾아 모든 것을 솔직하게 그저 말하라.

주변의 누가 갈등으로 힘들어 한다면 아무것도 하지 말고 계속 들어주어라.

정말 단순하지 않은가? 진리는 언제나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다. 그러나 우리는 그 단순함을 쉬운 것이라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직접 경험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내 마음이 힘겨운 상황에서 또는 옆의 누군가를 돌아볼 여유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말을 하거나 들어주기를 직접 실천에 옮기기는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 계속해서 반복될 지 모를 갈등 상황과 갈등의 상대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갈등으로 인한 상처와 마음의 문제가 일단 해결되면 갈등 자체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내 정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점차 면역이 되는 것과 비슷하다.

  • 본 포스팅은 조던 피터슨의 베스트셀러 저서 ‘질서 너머‘ 의 내용을 일부 참고하였음.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