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학교 현장체험학습 안전 매뉴얼 하달

2025년 현장체험학습 안전 매뉴얼이 하달되었다. 

신구 매뉴얼 대조표가 있었는데 눈에 띄는 부분이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의거 안전사고예방 및 안전조치의무를 다한 경우에는 학교 안전사고에 대하여 민사상, 형사상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라고 언급된 부분이었다.

현장체험학습 매뉴얼 신구대조표
현장체험학습 매뉴얼 신구대조표


아래처럼 뉴스도 나오고…

현장체험학습 중 안전사고, 지침대로 했다면 교사 책임 없어진다

말인 즉슨, 학교 안전사고로 인한 교사의 책임이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안전조치의무를 했느냐에 따라 책임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의무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가 중요했다.

학교 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의 해당 조항을 찾아보았다.


그러니까 교육부에서 만들어 교육청에 배포한 안전사고관리지침에 따라 안전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안전사고 관리지침을 찾아보았지만 데이터센터 화재로 해당 지침을 찾을 수는 없었고 대신, 관련된 뉴스를 찾을 수 있었다. 


정리하자면

1. 병원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일반 상해사고에 대해서 기존에 없던 보고의 의무가 생겼다. 간단한 상처 치료 등이야 교사가 원래부터 해왔던 것이지만 굳이 학교장에게는 보고를 하라는 것인데 그 이유를 잘 모르겠지만 향후 문제가 될 지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일까? 전에 없던 일이 하나 늘어난 느낌이다.

2. 병원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간단한 응급조치를 하고 학부모에게 인계하고 학부모가 인솔하지 못하는 경우 교직원이 병원으로 인솔한다.

맞벌이 가정이 많기 때문에 충분히 발생이 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 말은 곧 인솔교사를 제외한 추가 인솔자가 반드시 더 있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교사가 당연히 학급 아이들을 두고 병원을 인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 두번이라면 지금의 인력으로 어찌저찌 자체적으로 가능하겠지만 학급별로 가는 체험학습을 모두 가야한다면 누가 이 역할을 맡아 매일매일 체험학습을 따라가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교사는 당연히 수업을 해야 하고, 행정실 직원들과 교무실 직원들은 업무를 해야 한다. 당장 가능한 인력이 없다. 

3.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서 적절한 응급조치란 무엇이며 교사가 할 수 있는 영역인가?

교사는 의무적으로 심폐소생술 등의 연수를 매년 이수하고 안전 관련 연수를 주기적으로 이수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의료계 전문가가 아닌 이상 정확하고 적절한 응급 조치를 적절하게 조치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위와 같이 ‘적절한 응급조치‘라는 의무를 집어 넣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교육부는 교사가 이런 능력을 충분히 갖추도록 교육해 나갈 계획인 걸까? 아니면 대체할 인력들을 외부로부터 들여올 예정인 걸까? 매우 의문이 드는 부분.

학교 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조항만 얼핏 보면 마치 교사의 면책을 위한 조항처럼 보이지만 법률 원문을 따라 언급된 교육부의 안전관리지침을 자세히 읽다 보니 면책을 주기보다 교사가 위급상황에서 적절한 응급조치와 안내와 보고를 하지 않으면 책임을 묻겠다라는 쪽에 더 가깝게 이해된다.

애초에 문제삼았던 것은 응급조치가 아니었는데 왜 뜬금없이 응급조치 의무가 지침에 들어가게 된 것인지 모르겠다.

최근 크게 이슈가 되어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현장체험학습의 학생 사망사고에서 인솔교사는 버스에서 아이들을 내리고 앞서 인솔하던 중이었고 사망한 학생은 신발끈을 묶다가 대열에서 떨어졌고 후진하던 버스에 치여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었다.  

재판부의 판결문에 따르면 교사의 귀책사유가 뒤를 충분히 자주 돌아보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의의 의무를 충분히 다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이걸 두고 교사들은

자주 돌아봤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나? 얼마나 자주 돌아봐야 하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교사들이 보기에 이 판결은 예측 불가능하고 대응할 수 없는 사고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 결과 학교 일선에서 현장체험학습은 자연스럽게 실시하지 않을 수 밖에 없는 방향으로 급격히 전환되었다.

현장체험학습은 의무가 아닐 뿐더러 예측불가능한 사고에 대하여 주의의무 위반이라는 형사책임을 져야한다면 과연 어떤 교사가 자신의 직을 걸고 체험학습을 가려고 하겠는가? 이 판결로 인해 누구도 현장체험학습을 강요할 수 없게 되었다. 

체험학습을 다시 활성화 하는 게 목적이라면 불가항력적으로 일어나는 체험학습 중의 사고에 대해 교사의 고의성, 직무유기적인 책임이 없다면 교사의 책임을 묻지 않아야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교육부 지침에는 면책조항이라면서도 엉뚱하게도 응급 상황에 대한 교사의 적절한 응급 조치와 학부모 안내와 보고 의무를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 뭔가 초점을 본질이 아닌 엉뚱한 방향으로 돌려 버린 것 같은 느낌이다. 

학교와 교사에게 응급조치와 사후 보고를 하라고 할 것이 아니라 사전에 안전교육을 충분히 실시하고 현장에서 학생들을 충실히 인솔했는가 등의 여부를 보아야 하는 것이지 응급조치는 차치하더라도 왜 학부모에게 안내를 하고, 상급기관에 보고를 하라는 등의 관료주의적이고 행정적인 의무사항들을 새롭게 추가하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다.

이 말은 학부모에게 안내를 안하거나 보고를 똑바로 안하면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지금 상황에서 정말 중요한 일인지 의문이다.

게다가 과연 어떠한 적절한 응급처치가 이루어지고, 보호자에 대한 적절한 안내가 이루어져야하며, 상급기관에 대한 보고가 이루어져야 인솔교사가 그 의무를 다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도 향후에도 계속해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위와 같은 애매한 조건부 면책 조항은 현장체험학습에 대한 일선 학교와 교사의 위축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중인 체험학습 학생 사망사고에 대해 담임교사는 항소를 한 상황이라 이후 진행되는 재판의 결과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이대로라면 현장체험학습은 학교 현장에서 점차 폐지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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